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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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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 친정엄마와 2박3일 오늘은 이화여대에서 하는 '친정엄마와 2박 3일'을 보게 되었다. 서울에서 잘 나가는 딸이 어느 날 갑자기 시골 친정집으로 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주인공은 강부자와 윤유선 배우인데, 연극을 보니, 강부자 배우의 연기력은 이름에 걸맞게 최고였다. 가족이란 따뜻하고 힘이 있는 말이다. 모든 사회의 출발점은 가족에게서 시작된다. 엄마는 세상 끝까지 내편. 윤유선 배우도 세상에 하나뿐인 딸로서 연기를 잘해서, 집에서 TV 드라마를 보는 느낌이었다. 객석에서 여기저기서 훌쩍거리는 슬픈 이야기다. 세상에 모든 것을 아우르는 이름, 엄마. 아마도 관객들의 엄마의 모습과 마음을 헤아리며 공감하고 있었을 것이다.
영화 - 태일이 오늘은 '태일이'라는 애니메이션을 보게 되었다. 전태일이라는 사람의 일대기를 영화로, 그것도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었다. 시대가 많이 변한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노동운동을 백안시하던 사회가 많이 변한것 같다. 세상을 바꾼 불꽃 '태일이' 그가 꿈꿨던 함께 사는 세상을 위한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서슬퍼런 박정희 정권때의 이야기다. 시대를 너무 앞서간 사람이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전태일이 대구사람이란 것을 영화를 보게 되면서 오늘 처음 알게 되었다.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들은 앞선 선각자로 인해 혜택을 입고 살아가지만, 피부로 잘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1970년 평화시장, 부당한 노동 환경을 바꾸기 위해 뜨겁게 싸웠던 청년 '전태일'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다.
연극 - 라면 라면은 젊은 사람들뿐만 아니라 남녀노소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 중의 하나이다. 연극 라면은 군침이 도는 연극이다. 레트로 코믹극으로 남녀간의 풋풋한 사랑과 배꼽 잡는 대사의 연속이다. 맛있는 라면을 먹기 위해선 물의 양, 강한 화력, 자신이 좋아하는 식재료와 더불어 정성이 깃들여야 한다. 등장인물들의 학창시절과 현재를 오가는 이야기는 다른 코믹극과 다른 레트로 코믹극이다. 오늘 공연은 이경필 역으로 나온 남기형 배우가 최고로 연기를 잘한 것 같다. 김희선 역으로 나온 최혜선 배우의 연기는 물 흐르듯 자연스럽다. 멀티맨으로 나온 이정혁 배우는 다재다능함과 라면 연극의 스프같은 존재이다. 라면은 저렴한 가격으로 어려운 시기를 지나올 수 있게한 음식이기도 하다. 계란과 파송송해서 밥도 말아먹고 했던 추억의 라면..
홍길동 중고서점 오늘은 장안에 화제가 되고 있는 홍길동 중고서점을 찾았다. 종로에 있었다. 1층과 2층으로 되어있는데, 커피도 마시면서, 책을 읽을 수 있는 북카페이다. 서점을 산책하고 '선덕여왕', '오페라의 유령', '미실',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등 보석 같은 책을 사 왔다. '인생 최고의 투자는 자기 자신에게 하는 것이다.'
성곡 미술관 - 조각공원 만추의 계절에 오늘 나들이의 장소로 성곡미술관에 있는 조각공원으로 정했다. 예전부터 가보고 싶었던 장소였다. '욕구는 모든 성취의 출발점으로서 희망이나 소망이 아니라, 모든 것을 초월하는 격렬한 갈망이다.'- 나폴레온 힐 아담하지만 아름다운 언덕에 조각품과 더불어 가을이 내려와 있었다. 신이 빠레트로 여기저기 색감을 넣어서 조용하고 아득한 풍경을 연출하고 있었다. 내가 나와 오롯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숨겨진 장소였다. '그들은 검투사 학교에 있는 것처럼 살아간다. 함께 식사하는 사람과도 싸워야 한다.' - 세네카 치열한 경쟁사회 살아가는 나 자신은 아득하고 색채의 마술과 신이 솜씨로 다채로운 색감을 가진 조각공원을 거닐면서, 행복의 양은 무제한이란 것을 느꼈다.
전시 - 성곡미술관(생활의 발견) 오늘은 민재영 화가의 '생활의 발견'을 관람했다. 한지 위에 수묵으로 현대인의 일상풍경을 담아낸 작품들이다. 표정이 보이지 않는 인물들로 도시의 익명성을 강조하고, 택배상자의 위태로운 모습과 흘러내린 먹 자국이 택배 노동자들의 고단한 현실을 투영하고 있다. '내일이 오기 전 2' 가 인상적이었다. '어떠한 재현도 결국은 내적 구성의 결과물이고, 아무도 각자가 본 것과 똑같은 것을 보지는 못하지만, 내가 본 것에 대한 입출력과정을 기록한 것을 나누면서, 또 나는 타인이 본 세상을 이미지로 보면서 서로간의 다른 세계로 진입할 것이다.' - 민 재 영
국립무용단 <다녀와요, 다녀왔습니다> 오늘은 국립극장 해오름을 찾았다. 저녁에 가서인지 언덕 위에 웅장한 형태를 하고 있었다. 해오름이라는 이름도 아름다운 우리말이다. 온 세상 만물이 해가 없으면 모두 사라질 것이다. 태양은 지구 생명체에겐 절대적인 신과 같은 존재다. '다녀와요, 다녀왔습니다'는 생소한 장르다. 카피가 '무대 위 무용수는 모두 샤먼이다. 그리고 이 작품을 보게 될 당신도' 샤먼은 무당을 이야기하는데, 신 내림을 이야기하는 것 같다. 46명의 무용수가 내림굿 의식을 하는 데, 난해했다. 아마도 한 인간이 신의 부름을 받아 내림굿을 받는 과정을 공연으로 연출한 것 같다. 내 취향과는 거리가 멀었다. 국립극장 해오름은 시설이 깔끔하고, 시원시원했고, 직원들도 매우 친절해서 해오름극장의 첫 이미지가 좋았다.
연극 - 공원 벤치가 견뎌야 하는 상실의 무게 '공원 벤치가 견뎌야 하는 상실의 무게' 제목이 다소 특이하다. 주인공은 공원 벤치가 아닌가 생각된다. 동숭무대 소극장에서 하는데, 이 극장도 무대 왼쪽과 오른쪽에 객석이 있다. 공원 벤치는 항상 그 자리에 있는데, 마음의 상처를 받은 사람이 위로받기 위해서 벤치를 찾는다. 오늘도 가장 소중한 사람의 죽음을 맞이한 남녀가 찾아오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이다. 공원 벤치는 기쁨과 슬픔을 공유하는 장소이다. 공원 벤치는 찾아오는 사람들의 상처를 치유해주는 장소이다. 과거를 회상하고 현재를 살아가고자 하는 남녀가 만나서 서로의 아픔을 보듬는다. 원일 역으로 나온 김대흥 배우의 연기가 뛰어났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