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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신비한 비경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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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찾아 주기를 기다리는 신비한 비경이, 바라는 비경이 세상 여기 저기에 널려 있다.

  모습만 변할 뿐이지 지구 아니 온 우주에서 영원히 사라지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수 억 만 년 전의 바다가 육지가 되고, 예전 1층이 지하가 되고, 모습은 변하지만,

  근본은 바뀌지 않는다. 뽕나무밭이 바뀌어 푸른바다가 된다는   상전벽해처럼

  지구는 변화무쌍하게 모습이 변한다. 그런 모습을 찾아 떠나는 여행은 인간과 삶을 이해하고,

  폭 넓은 선택 기회를 가질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방법이다.

 

    중국에서 최고의 자연경관으로 손꼽으라면  사천성의 구채구, 호남성의 장가계, 광서성의 계림을

  3대 관광지로 볼 수 있는데, 계림이 그 중에서 가장 떨어진다. 구채구의 신비롭고

  시원한 물의 향연과 장가계의 웅장하고 신선이 사는 것 같은 산세를 보고 필자는

  마지막으로 아기자기한 구이린(계림)의 아름다움을 찾아 떠났다.

 

   날씨는 약간 쌀쌀한, 아직은 겨울의 끝 자락에 있는, 봄의 문턱에서 영종도로 향했다.

  계림은 장가계가 개발 되기 전까진 관광지로서 수위를 달리고 있었는데, 장가계,

  구채구가 연이어 개방, 발견되자 그 인기가 떨어졌지만, 나름대로 아기자기한 운치가

  살아 있는 장소이다.

 

    중국 동방항공을 타고 3시간 30분의 비행을 시작했다.

   비행기에서 옆 좌석의 사람과 환담을 나누는데, 비즈니스석 근처에 인상이 어디서 본 듯한

   사람이 있었다. 그런데, 얼굴이 너무 젊어 보여 비슷한 다른 사람이 아닐까 생각했다.

   나중에 보니, 필자가 알고 있는 사람이었다. 참 이런 우연이 있을까 하고 생각되었다.

   여행을 떠나는 데 그것도 같은 날, 같은 비행기에, 같은 지역에, 같은 시간대에 참 인생은

   알 수 없는 것 같다.

   반갑게 만나서 비행 내내 담소를 나누다 보니, 어느 덧 계림에 도착했다.

   그 분은 사모님과 장인 장모님을 데리고 패키지를 이용하지 않고 여행을 왔다고

   한다. 웃어른에 대한 예의와 여행을 사전 준비해오신 모습 등 배울 점이 많은 분이다.

   평상시부터 보아왔던 대로 존경스러운 분이었다. 이런 것이 불교에서 말하는 인연이 아닐까 생각이 된다.

 

 

   계림에  도착하자, 약간은 비가 내리고 흐린 날씨였다.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우람한 체구의 가이드가 우리를 정겹게 맞아 주었다. 계림은 계수나무가 많아서

  계림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한다.

 

    처음에 방문한 곳은 복파산이라고 하는데, 장가계의 우람한 산 봉우리에 비하면

   뒷동산 같은 아담한 사이즈의 산이라고 보면 되는데, 약 3억만 년 전에 바다가

   융기하여 지금과 같은 모습을 보이는 것이라고 하는데, 봉우리가 약 3만 6천 여 개 라고

   하니 그 수가 어마 어마 하다. 어쨌든 산들은 모두 동굴이 뚫려 있다고 보면 된다.

   복파산은 이강의 파도가 이 산을 만나서 엎드린다고 해서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적절한 이름이라고 볼 수 있다.  복파산 입구에 활을 쏘는 멋진 마원장군의 기마상이 있었다.

   러시아 상트페테르 부르크의 표트르대제 상 만큼 멋진 모습이었다.

   정상은 약 5분 정도만 올라가면 도달 할 수 있는데, 계림시내 전경과 한편에서 조용히 흐르는

   이강을 볼 수 있었다. 복파산 밑에 동굴은 환주동이라는 동굴이 있는데 동굴내부에는 불상들이 많이

   조각되어 있었다. 환주동이란 예전에 어부가 이 동굴에서 진주를 훔쳤다가 신선의 노여움을 사서

   다시 갔다 놓아서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환주동 안에는 천불암이라는 암자가 있었다고 한다.

    환주동 끝에 이강이 바라보이는 장소에 종유석과 석순이 만나기 직전 까지 자라있는데,

   아직도 만나서 석주가 되려면 수 십 만 년이 흘러야 하지 않을 까 생각되었다.

   그 옆에 불상은 무릎이 반질반질하게 되어 있는데, 관절염에 좋다는 이야기가 있어서

   사람들이 많이 만져서 그렇게 되었다고 한다.  계림호텔에서 식사를 하고 여장을 풀었다.

  

 

 

 

    저녁에 몽환이강쇼를 관람하러 나갔다. 몽환이강쇼는 상하이의 서커스나 송성가무쇼를

    합성해 놓은 것이라고 보이는데, 감동이 가슴깊이 새겨진 송성가무쇼보다는 못하고

    상해 서커스 보다는 나은 수준이었는데, 빛(조명)의 현란한 잔치만은 아주 뛰어났다.

    계림의 첫 날을 마감하는 몽환이강쇼가 환상적이었다.

    

    다음날  아침 일찍 요산을 보러 갔다. 바람이 불고 약간 쌀쌀한  가운데  케이블카를 타고

    정상으로 가게 되었다. 추위에 장갑을 사는 사람이 많았다. 요산이 1000미터가 넘는 높은 산

    이라서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는데 주변의 자연경관이 저 멀리 아득하게 보이는데,

    신선이 되어 하늘로 올라가는 기분이었다. 수 억 만 년 전에 바다였던 곳에 3만 6천 봉우리들이 서로 우열을

    다투듯 봉우리들이 끝 없이 펼쳐져 있고, 약간은 안개가 끼어 있어 몽환적인 분위기 였다.

    요산 정상에서 조금 더 올라가면 재와 복과 수라고 쓰여진 나무 격자문을 통과해서 좁은 돌담길 같은

    아름다운 길을 따라 올라가면 예전에 쓰던 우물이 있었다.  요산 정상에서 계림시내를 조망하고

    다시 케이블카로 내려왔다. 날씨가 좋은 날이 아니면 안개가 많이 끼여 주변경관을 보기 어렵다고

    하는데 우리는 운이 좋았던 것 같다.

    

    다음은 코끼리가 긴 코로 물을 마시는 형상으로 유명한 상비산을 갔는데, 입구에는

    여러 가지 코끼리 부조가 입구를 장식하고 있었다. 뒤편에는 하얀 대리석에 코끼리 상자가

    여러 가지로 쓰여 있었다.(전서 예서 행서 해서 초서) 상비산 정상까지 올라갔다 내려와서

    예쁘게 만들어진 코끼리 정원에서 귀여운 아기 코끼리와 사진 한 컷을 찍고, 코끼리가

    물을 마시는 형상을 보러 갔다. 모습이 울릉도의 코끼리 형상과 거의 비슷했다.

    상비산의 코끼리는 강물을 마시고 있다고 하면, 울릉도의 코끼리는 바닷물을 마시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다음은 신비로운 종유석동굴인 관암동굴을 가게 되었는데, 입구에서 모노레일을 타게

    되었는데, 붕붕 카처럼 굉장히 재미있었다. 레버를 앞으로 당기면 모노레일이 빨리

    가고 레버를 뒤로 당기면 속도가 느려지는 데 꽤 재미가 있었다. 어느 덧 재미가

    붙을 즈음 관암동굴 입구에 도착했다. 석회석 동굴을 한 참 구경하다가 보트를 타고,

    계곡을 탐험하는데 칠흙 같은 암흑이었다. 보트에 전등이 있어서 주변을 관찰할 수

    있었는데 지하세계를 탐험하는 색다른 모험이었다. 보트에서 내려서 석회동굴안을

    도보로 가는데, 형광색의 불빛에 의해서 멋지게 여러 형상들이 보였다. 관암동굴은

    어떤 농부가 구덩이에 빠진 염소를 구출하려다 발견했다고 한다. 어쨌든 그 구덩이에는

    지금은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어 있었다. 관암동굴은 장가계의 황룡동굴과도 비슷했다.

    그 후 그림 같은 이강 유람에 나섰다. 잔잔한 수면 위를 유람선이 가볍게 가르면서

    나아갔다. 수면 위에서 물고기를 잡는 어부들이 있었는데  낮이라서 그런지 가마우지의

    모습은 볼 수 없었다. 주변의 산 봉우리들이 주변을 에워싸고 산 그림자들이 강에

    드리워진 모습은 베트남의 하롱베이를 연상시켰다. 예전에 유유자적하던 선비처럼

    유람선은 우리를 仙境으로 안내하고 있었다.

 

     저녁에 양강사호 유람선을 타러 갔다. 초입에 금탑과 은탑의 아름다움이 양강사호의

    상징을 보여주듯이 휘황찬란하게 빛을 내고 있었다. 양강사호란 이강과 도화강의 두강을

    지칭하고, 사호는 목룡호, 계호, 용호, 삼호를 연결해서 만든 인공호수를 말한다.

    음악에 맞춰 분수 쇼가 펼쳐지고, 주변의 풍경이 그야말로 형형색색의 빛의 잔치였다.

    계림은 밤의 도시인 것 같다. 낮에는 부끄러운 처녀처럼 수줍은 듯 조용하던 도시가

    밤이 되면 현란한 빛깔의 생기 넘치는 발랄한 처녀로 돌변한다. 회색의 빛에 의해

    멀리 보이는 산이 여강의 옥룡설산처럼 보였다. 여러 가지 전통악기로 연주하는 모습에

    우리는 아득한 과거의 송나라로 온 것 같았다. 즐거운 음악과 춤으로 유람선의 관객들을

    즐겁게 해주었다.  가마우지는 주로 밤에 활동을 하는데 고기잡는 데 선수이다.

    우리가 유람을 하는 중간 부분에서 실제 고기 잡는 모습을 보여 주었는데, 큰 고기는

    주인에게 작은 고기는 가마우지의 몫인 것 같다. 목 중간에 끈으로 묶어 고기가 넘어가지

    않게 해 두었다. 약간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마우지라는 새는 새까만 색으로 크기는

    독수리 정도된다고 보면 된다. 크리스탈 하우스가 하얗게 빛을 발하고 있고, 여러가지 아름다운

    다리가 나오는데, 머리도 약간은 조심해야 한다. 개선문을 만들어 놓은 다리도 있었다.

    끝 부분에 양강 8층탑 호텔이 있는데 5성급호텔이라고 한다.

    보석같이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다음 날 송나라 황제 우씨가 올랐다고 해서 우산이라고 하는 봉우리가 있는데 그 옆에

   정원을 아름답게 꾸며놓아 우산공원이라고 붙여진 공원을 갔는데, 처음엔 인도의 타지마할

   입구처럼 시원스럽게 펼쳐져 있었다. 그 끝 자락에 분수가 시원하게 물을 내 뿜고 있었다.

   그 우측에 우산이 있는데, 주객전도라고 할까 우산이 중심이 아니고 공원이 중심이 되는

   구조였다. 우산 동굴에 들어가니 장개석이 앉았던 장소가 대리석으로 꾸며져 있고,

   송나라 우 황제의 동생이 왕권에 욕심을 부리자, 황제가 한 글자를 써 놓고, 그 글자를

   알면 왕권을 준다고 했는데, 동생이 그 글자를 알기 위해 아직도(?) 고민 중인 동상이 있었다.

   그 글자는 정성 성자였다.우산 정상에 오르니, 배가 빵빵한 부처가 우리를 반기고 있었다.

   

   우산공원을 나오니, 비가 오기 시작했다. 웅호산장이라는 곳으로 갔다.

   호랑이와 곰이 많이 있는 동물원이라고 보면된다. 먼저 호랑이, 곰 쇼가 시작되었는데, 예상외로 재미 있었다.

   말 위에서 재주를 부리고, 말 타고 가면서 활을 쏘고, 원숭이와 곰이 나와서 쇼를 하는데,

   특히 곰이 거의 사람처럼 자전거도 타고  악기를 연주하면서 가는 모습에 웃음이 나왔다.

   웅호산장에는 호랑이가 약 1500 마리, 곰이 약 800마리가 있다고 하는데, 정말 어마어마하게

   많은 호랑이가 있었다. 계림을 뒤로 하고 양삭으로 이동했다. 양삭은 암벽등반 애호가들이

   오래 머무르면서 암벽등반을 한다고 한다.

   양삭에서 산 가운데가 달처럼 구멍이 뚫린 월량산을 관광했다. 밤에는 달과 더불어 보름달이

   2개가 된다고 한다.  

   그 후 대용수를 관람하고 갔는데, 둥그런 항아리 모양의 나무가 있었다. 한 뿌리에서 나무가 자라다가

   세월이 흐르면 다시 가지에서 뿌리가 나와 자라고, 그 가지에서 다시 뿌리를 내리고 해서 긴 세월을 살아

   가는 나무인 것 같다. 아마도 한 자리에선 땅의 영양분과 수분을 모두 흡수하기 때문에 지속적 생존을

   위해 이동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대용수의 강한 생명력과 변화를 느낄 수 있었다. 인간도

   삶을 위해 강한 생명력과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변화가 필요하다.

    

   그 후 만 년 전 계림의 부족인 와족의 전통마을을 보러 갔는데, 모계사회라고 한다.

   여자가 왕이라고 보면 된다. 입구에는 아프리카 식인종마을 처럼 으스스한 기분이 들었다.

   여기선 여자들이 통통한 남자를 보면 대단히 좋아한다고 한다. 여기에선 환영하는 의미로

   진흙같은 것을 얼굴에 발라주었다. 사진을 찍으면 꼭 찍고나서 자기 모습을 보여 달라고

   한다. 와족들의 환대에 대단히 재미있었다.

 

   저녁을 먹은 후 이강을 무대로 장예모 감독의 연출로 수상 가무쇼인 인상유삼저라는 공연이

   있었다. 장예모 감독의 연기학교 학생과 주변 어부들이 엄청난 인원이 참여해서 유씨 셋째딸

   을 공연하는데 정말 웅장하고 빛의 현란함에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유씨 셋째딸이 노래를 잘 불렀다고 한다.

   무대와 동원된 인원만으로도 세계 최대가 아닐까 생각된다. 장예모 감독의 천재성을 엿 볼 수 있는

   공연이었다.  

   밤이 되면 생기가 살아나는 도시가 계림뿐이 아닌가 보다.

   양삭의 서가 재래시장도 우리 나라 인사동처럼 아기자기한 물건들과 호프집들이 줄지어

   있었다. 배낭족들의 천국이며 외국인이 거주민보다 3배 많다고 한다.

   여강의 재래시장 만큼의 운치는 없지만 나름대로 재미있었다.

 

   다음 날 세외도원이라는 곳을 가게 되었는데, 입구에 대나무로 병풍처럼 장식된 곳에

   도연명의 도화원기가 쓰여있었다. 배를 타고 여러 가지 가옥을 구경하고, 도연명이

   꿈 꿨던 이상향을 바라보았다. 여기선 시간이 느릿느릿 흘러갈 것처럼 보였다.

   멋진 산과 물 주변의 건축물이 어우려져 세상 밖의 세계를 보여주었다.

   배에서 내려 전통가옥의 수공예품들을 구경하고,현세로 돌아왔다.

    

  이번 계림여행은 필자가 좋아하는 이탈리아의 언어로 이야기 하자면 accarezzare라고

 볼 수 있다. 아카레차레는 애무하다는 의미인데, 우리 말로 하자면 간직하다는 의미이다.

 계림은 마음 속에 간직한 소중한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