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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인생은 무엇으로 사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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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항상 여행을 떠나서 출발한 그 자리로 돌아온다.

 신은 인간에게 삶을 주었으나 죽음의 날짜는 밝히지 않았다.

 인생은 좋은 음식으로 배를 채우고, 낮으로 밤으로, 밤으로 낮으로,

 춤추며 즐겨야 한다. 잔치를 벌이고 기뻐해야 한다.

 깨끗한 옷을 입고 물로 목욕하고 손을 잡아 줄 어린 자식을 낳고,

 아내를 품안에 꼭 품어 주어야 한다.

 

 

 

  이번 여행의 목적지는 아이리스 촬영지인 아키타로 떠났다.

 아키타는 일본 동북지방 북서부에 위치하고 있다. 곡창지대로 유명하기도 하다.

 비행기에서 창문으로 내려다 본 풍경은 동양의 수묵화처럼  검은 색과 백 색의

 조화와 여백의 미를 드러낸 정적인 미처럼 하얀 눈의 풍경이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다.

 

  공항에 도착하자 나마하게 도깨비인형이 전시되어 우리를 반겨 주었다.

 나마하게는 게으른 마음을 걷어 내어 성실하게 만든다라는 의미라고 한다.

 괴물같은 탈과 짚으로 된 옷을 걸친 우리 나라 도깨비와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공항 유리창엔 현준과 승희가 나오는 극장판 아이리스가 부착되어 있었다.

 아키타는 아이리스 때문에 먹고 사는 것 같다.

 스페인에 피카소와 가우디가 있듯이.......

 

 

 

  처음에 간 곳은 오가 반도로 끝 자락은 눈이 와서 휑하니 텅 빈 눈 덮인 언덕만

 보여 주고 있었다.  눈이 수북이 쌓여 있는 길을 지나서 나마하게 전승관을 갔다.

 입구엔 거대한 지구본 같은 수정구가 아름다운 색으로 장식되어 있었다.

 계단을 하나 하나 올라서 입구로 들어가자 공항에서 보았던 친근한 나마하게가

 전시되어 있었다. 식칼과 나무로 된 밥통같은 것을 들고 무서운 표정으로 서

 있었다. 벽에는 오가반도의 지도모양이 그려져 있었다. 전시장 중앙으로 들어서자

 나마하게 실물이 여러 가지 형태로 수십 명의 나마하게가 전시되어 있었다.

 우리 나라 도깨비를 생각하면 될 듯하다. 나마하게는 일본에선 재앙을 물리치고

 풍작을 가져다 주는 신의 사자로 각 집마다 정중히 맞이한다고 하는데, 아마도

 고대 고구려에서 도깨비가 전래된 것이라 보여진다.

 이병현이 아이리스에서 나마하게 복장을 하고 출연한 장면이 실물과 더불어

 사진으로 전시되어 있었다. 일행들은 나마하게 복장으로 변신하고 사진을

 찍었다. 나마하게 동영상을 보았는데 대략적으로 책자에 나온 내용이었다.

 그 후 다른 건물로 이동해서 냉기가 느껴지는 방 안에서 나마하게 공연을

 보았는데, 동네 어른들이 나마하게로 분장해서 가정의 한해 평안과 행복을

 

 

  빌어 주고 말 안 듣는 아이들을 혼내 주고, 술과 음식을 대접받고 내년을 기약하며,

  돌아가는 내용이었다. 일본에서 첫 날 나마하게 도깨비의 공연이 재미 있었다.

  추위로 몸이 얼어서 따뜻한 온천에서 몸을 녹이고,하루를 마감했다.

  

 

 

 

 

 

   다음 날 스즈란 거리에 작은 가게들이 줄지어 있는 곳에 갔는데, 이른 아침이라

  문을 닫았는데, 현준과 승희가 데이트를 즐기고, 사탕키스를 했던 장소에 갔다.

  별로 볼품이 없는 식당이지만, 아이리스의 추억이 깃든 곳으로 우리에겐 정말

  따뜻함이 느껴지는 곳이었다. 그 후 수산시장을 갔는데, 밖에서 보면 조그마해

  보이는데, 안은 굉장히 넓었다. 아마도 날씨가 워낙 춥기 때문에 이런 구조로

  만든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내부에 들어가니, 건어물, 생선, 과일, 꽃 등

  여러 가지를 팔고 있었다. 눈 내린 스즈란 거리를 뒤로 하고  운간지로 갔다.

  입구에는 커다란 나무가 좌우로 줄지어 서있고, 입구엔 해태상 같은 석조상이

  있었다. 운간지[雲嚴寺]은 아이리스에서 유키의 장례식을 했던 곳이다.

  현준과 선화가 만났던 곳이기도 하다. 하얗게 눈 내린 운간지는 몹시 추웠지만,

  현준과 선화의 촬영지라서 마음은 푸근했다.

  운간지 내부로 들어가서 안쪽 정원을 보니, 정원에 눈이 뒤덮여 있어 설국의

  정취를 그대로 보여 주고 있었다.정적인 세계의 고요함을 느낄 수 있었다.

  아이리스가 없었다면 이런 일본의 시골 벽지에 우리가 찾아왔을까? 드라마의

  힘은 대단한 것 같다.

  

 

 

 

 

 

   그 후, 에도시대 사무라이 저택의 모습이 잘 보존된 청류가를 찾았다.

  내부는 무사갑옷과 칼,당시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도록 여러 가지가

  전시되어 있었다. 그 당시에 많이 개화된 무사의 집인 것 같다.

  일본에선 무사는 우리 나라 선비에 해당된다고 보면된다.

  정원이 연못과 나무들로 잘 꾸며 놓았는데, 겨울이라서 눈이 덮여 있었는데,

  가을엔 단풍이 들어 더 멋질 것 같다. 따뜻한 식사를 하고 나니 추위가 가시고,

  졸음이 밀려왔다. 이 저택의 무사는 카메라,레코드 판을 수집하는 매니아였던 것

  같다. 따로 카메라 레코드 판 방을 만들어 놓았다. 무사의 저택을 나와서 가는 길은

  하얀 눈이 뒤덮여 있어 일행들은 가는 길에 맛있는 과자를 사 먹으며

  눈을 뿌드득 뿌드득 밟으며 겨울의 한 가운데에서 눈의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었다.

  

 

 

 

 

   눈이 다시 하염없이 날리는 날씨에 눈을 헤치고 드디어 다자와 호수에 도착했다.

  겨울에도 얼지 않는 호수라고 한다.아마도 온천이 많은 도시라서, 땅의 지열로

  인해 얼지 않는 것 같다. 아이리스에서 나왔던 황금색의 다츠코상이 있었는데,

  영원한 젊음과 미모를 원했던 사람인데, 호수의 신이 되었다는 전설이 있다고

  한다. 다자와 호수는 둥그런 모양이고, 수심이 423미터 정도 된다고 한다.

  우리는 다츠코상을 보면서 눈을 던지고, 사진도 찍으면서 잠깐이지만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다츠코의 전설보다 현준과 승희의 러브스토리가 더 가슴에

   와 닿는 것은 한국인이라서일까? 아니면 일본의 허무맹랑한 전설 때문일까?

   어쨌든 황금빛 다츠코상이 아름답게 서 있는 모습이 참 아름다웠다.

 

 

 

    다음은 이번 여행의 하일 라이트라 볼 수 있는 뉴토 온천에 갔다.현준과 승희가

   온천을 갔던 곳이다. 솜처럼 지붕에 하얀 눈 이불을 덮어쓴 뉴토 온천이 우리

   눈 앞에 나타났을 때 아이리스 드라마 속으로 들어 온 것 같았다.

   처마 끝에는 고드름들이 달려 있는데, 또 다른 풍경을 보여 주었다.

   이 곳은 신선이 사는 또 다른 세상인 것 같은 느낌이었다.

   눈은 하염없이 내리고,중간에 시냇물이 흐르는 데, 세상은 조용한 별천지였다.

   뉴토 온천은 노천 탕으로 여탕과 혼탕으로 구분되어 있다.

   남자들은 혼탕으로 가면 되는데, 일본 젊은 연인들이 있었다. 노천온천에서

   약간 뜨거운 온천에 몸을 담그고, 하늘에서 함박눈이 끝없이 내리고,

   주변 산속 풍경은 온천 연기가 피어 나와 인간이 사는 세상이 아닌 듯 하다.

   차가운 눈과 대비되는 뜨거운 온천이다. 이 시간은 온 몸의 피곤이 풀리고,

   시간이 멈추어 버린 듯 하다. 옛날에 다리를 다친 학이 날아와서 온천에

   발을  담그고, 빼고 여러 날 반복하다 발이 나아서 날아가는 것을 보고

   스님이 보고  치료 효험이 있다고 해서 학탕이라고 이름 붙였다고 한다.

   세상에서 시달리고 상처받은 우리들 마음도 이 학탕에서 치유되었으면

   한다. 이 지역은 눈이 많이 올 때는 1 미터 정도 온다고 한다. 그래서

   집 문도 옆으로 열거나 안에서 여는 방식이라고 한다. 앞으로 여는 문은

   없다고 한다. 눈이 너무 많이 온 날은 문을 열 수 없기 때문이다. 집집마다

   눈 치우는 기계가 있었다. 말 그대로 이 지역은 雪國이었다.

 

 

 

 

 

 

 

 

   저녁에 효소 탕이 있는 호텔에 가게 되었다. 산 중턱에 있는 호텔인데,

   보기엔 아담해 보이지만 다다미 방은 굉장히 크고 따뜻하고 깨끗했다.

   효소 탕은 히노키 톱밥과 효소 등을 넣어서 만든 톱밥으로 모래찜질 하듯이

   머리를 제외하고 온 몸을 덮고 약 25분 가량 찜질 하는 방식인데, 신기하기도

   하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온 몸에 땀이 나고 뜨거워지기 시작한다.

   끝나고 나오면 몸이 정말 가쁜 해진다.

   저녁을 먹고 노천온천탕과 실내 온천탕을 갔지만, 효소탕 만큼의 즐거움은

   없었다.

 

 

   인생이란 자신의 인생을 사랑하고 아름다운 추억으로 사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짧은 여행이었지만, 나마하게, 다츠코상,뉴토 온천,효소 탕, 설국 등이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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