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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황산과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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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산과의 만남은 참 어려웠다.
첫 번째 황산과의 만남은 안개에 의해 무산되고,
두 번째 황산과의 만남은 정말 환상 그 자체였다.
첫 번째 만남에선 비행기도 연착되고, 안개가 방해했지만,
두 번째 만남은 비행기도 제 시간에 뜨고,햇빛이 우리를 반겨 주었다.
인생은 타이밍이 아닌가 생각된다.

인간사가 다 인연에 의해서 이루어진다고 하지만, 황산은 참 만나기 힘든 존재였다.
만나기 어려웠던 만큼 그 기쁨도 크지 않았나 생각된다.
이번 황산여행은 인생에 있어서 정말 소중하고 가치있는 여행이었다.
우리네 인생도 도전과 응전이라고 하는데, 황산도 두 번 만에 넘어온 것 같다.

중국 안휘성에 위치한 황산은 중국 10대 풍경명승구 중에 하나로, 기송, 괴석, 운해, 온천 등으로 유명하다고 한다. 명나라 서하객이라는 사람이 오악에 오르면 다른 산은 보고싶은 마음이 들지 않지만, 황산에 오르면 오악 조차 보고 싶지 않다고 극찬했다고 한다.
'구채구를 보면 더 이상 물을 보지 않고, 황산을 보면 더 이상 산을 보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장가계가 개인적으로 더 낫다고 보이지만, 황산은 황산 나름대로 독특한 魅力이 있다.

나자신의 상상력과 시야를 넓히기 위해서 여행을 즐기는 데,
황산을 통해 시야는 그야말로 넓혀졌다고 봐야 할 것 같다.
상상력은 몽필생화에서 이태백의 상상력을 느끼기엔 충분했던 것 같다.

황산을 올라가는데, 그 길을 만든 이름모를 중국인들에게 감사드린다. 모택동의 지시에 의해
만들었다지만, 얼마나 많은 수고가 있었는지 계단을 올라보지 않고는 느낄 수 없었다.
그 길에 수 많은 사람들의 땀과 노력과 회한이 녹아있는 것 같았다.

상하이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싣고, 동방명주로 향하는 마음은 덤덤했다.
옆자리엔 삼순이라 불리는 철녀가 타고 있었다. 여행이야기로 담소를 나누면서 가는 황산
길이 순간처럼 느껴졌다. 동방명주와 외탄을 관람했는데, 동방명주는 TV수신탑이다.
전망대에선 상하이 시내를 조망할 수 있었다. 황포강이 아래에 내려다 보이는데, 상하이의
역동적인 경제를 느낄 수 있었다. 외탄에선 특히 야경이 아름다운데, 홍콩의 백만불 야경을
따라가기엔 뭔가 부족 한 것 같았다. 시원한 황포강의 바람에 풍진에 묻힌 근심을 털어버리고,
숙소로 향했다. 숙소는 저번에 왔던 바로 그 호텔이었다. 참 질긴 인연인 것 같다.^^;
이번 황산여행에서 운동화를 가져왔지만, 배낭을 가져오지 않아 호텔 매점에서 배낭하나를 구입하여,
다음날 황산여행에 대비했다.

다음 날 이른 새벽에 호텔에서 일어나 황산에 가게 되었는데, 자광각이라는 곳에서 옥병루 케이블카를 타고 황산으로 갔다. 예전엔 운곡사쪽 케이블카를 이용했다. 우리를 반갑게 맞아주는
영객송을 보고 사진 한 컷, 황산제일처라 쓰인 바위가 인상적이었다. 연화봉에서 내려다 보는
풍경은 그야말로 여성스러운 산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연화봉은 1864M로 황산에서 제일 높다고
한다. 이마에선 구슬같은 땀 방울이 흘러내렸다. 몸무게가 많이 빠지지 않았나 생각된다.(^^;)

그리고, 그림에서만 보던 보선교에 다다랐을 땐 감탄 그 자체였다. 신선이 거닌다는 다리를
거닐다 보니, 어느덧 신선이 되어 있는 것 같고, 보선교에 이르는 동굴은 천연 에이컨이었다.
보선교는 시간이 멈추어버린 것 같은 정적과 고요가 있었다. 보선교에서 처음 내려가는 급계단에서
공포와 다리가 후들거림을 느꼈다. 그러나 一切唯心造라고 하지 않았던가. 이곳은 높이가 5M정도
되는 곳이다라고 생각을 하니, 아까와 같은 두려움은 많이 사라졌다. 그리고, 계단 자체가 과거로
향하는 계단같았다. 과거라는 것은 현재에 유입되어 미래로 향하는 통로이다.
보선교에서 시작되는 서해대협곡이 바로 황산의 하일라이트이다. 깎아 지르는 절벽에 어떻게 계단을
놓았는지 알 수 없지만, 정말 수 많은 사람들이 동원되었으리라. 서해대협곡의 조용하고 기암괴석이
펼쳐진 멋진 광경은 평생 기억에 남을 것이다. 대구모델분의 독특하고 구수한 사투리와 파스라고
불리는 이웃집 형님과, 점잖으신 윤원장님과 같은 분의 도움으로 등산분야에 초보인 나로서 힘든 산행을 편안하고 쉽게 할 수 있었다. 이 자리를 빌어 그 분들에게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호텔에 도착해서 저녁 식사 후 배운정이라는 곳에 나와 일몰을 보기 위해 나왔는데, 일몰은
못 보았지만, 구름들이 우리를 반겨 주듯이 산 아래 가까이 다가왔다가 인사를 하고 다시 사라졌다.
일몰을 못 본 아쉬움을 산행의 귀재인 젊은 오빠(?)와 막내, 삼순, 김용운 가이드,초보 가이드,
파스형님과 더불어 보리물을 마시며 달랬다.

다음 날, 일출을 보기위해 졸린 눈을 비비고, 청량대로 가서, 일출을 보았는데, 자연의 위대함과
신의 오묘함을 느낄 수 있었다. 우리네 인생도 떠오른 태양처럼 희망차고 밝은 미래를 펼쳐지기를
기원했다. 단결송과 몽필생화를 보았는데, 詩仙인 이태백과 관련이 있다고 한다. 예전에 성도에
갔을 때 詩聖인 두보가 있었다는 두보초당을 갔는데 이로써 시선과 시성을 모두 만나게 되었다.

식사 후 무거운 다리를 이끌고, 비래석이 있는 비래봉을 갔는데, 정말로 바위가 하늘에서 떨어져
내려와 있는 것 같았다. 광명정 시신봉을 조망하고 후자관해라는 원숭이형상이 있는
봉우리를 보고 운곡사까지 내려왔다. 내려오는 길에 힘겹게 올라가는 짐꾼들을 바라보면서
힘든 중국 서민들의 인생을 엿볼 수 있었다.

황산에 도착하여 발맛사지를 받았는데, 그런대로 괜찮았는데, 황산을 다녀와서 발이 천근처럼
무거웠다. 어쨌든 무사히 황산을 다녀온 것에 대해 신께 감사를 드렸다. 앞으로 황산과 같은 명산은
다시 보기 어려울 듯하다. 다음날 항주로 이동하여 西湖를 갔는데, 중국 최고 미녀인 서시를 빗대어
소동파가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서호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영은사를 관람했는데, 영은사 석불이
있는 동굴에 행운의 별이 있다고 하는데, 그 별을 보고 사진촬영에 성공했다. 이러한 것도 여행의 작은
즐거움의 하나가 아닌가 생각된다. 육화탑에서 시원하게 종을 울리면서 더위를 쫓고, 식사 후 그리운
우리 나라로 복귀했다.

이번여행은 황산의 절묘하고 동화같은 경치에 서호의 아름다움도 동방명주의 야경도 모두 빛을
잃었다. 좋은 사람들과 멋진 여행을 해서 기억에 남는다. 인생을 살아가는 데 힘든 시기가 오더라도
황산과의 만남이 많은 도움이 될 듯하다.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해 나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거대한 폭풍우에 휩쓸려
죽음의 바다 속을 헤맬 것이다.'

이젠 연말경에 네페르타리를 만나러 이집트로 갈 것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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